우리동네는 산동네다

2019. 2. 17. 11:13::PhoTo::




우리 동네는 산동네다.

스키를 타고 내려가면 한참을 타고 내려 갈 수 잇을 것 같은 산동네다.


사람들은 산동네 살면 언덕을 많이 오르내리니 건강해 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난 오토바이 타고 다닌다.







산동네 살면 교통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것 같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유일한 운송수단인 마을버스가 끊긴다.

우리동네만 빼고 빙 돌아서 운행하니 끊긴다는 표현보다 안온다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

마을버스가 없으면 번화가까지 터벅터벅 내려가야 한다.


날씨 좋고 기분 좋은날, 머리가 복잡해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은날은 일부러 걸어내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눈오는 날은 안 걸어 내려가고 싶은데 그럴수가 없다.







나른나른한 봄이 되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사이로 꽃내음이 섞여 날아온다.

온통 산이다 보니 꽃과 나무들이 많이 자라 눈호강 코호강 귀호강을 많이 한다.


온통 산에 형형색색의 온갖 꽃과 나무들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가 있는 집앞 공원은 몇시간 산책을 해도 지루하지 않은 

나만의 시크릿 코스다.








사실 온통 산은 봄철에만 좋지 여름이 되기 시작하면 다리 여럿 달린 것들이 나타나서 좋지않다.


다리 여럿 달린 날아다니는 것도 잇고, 다리 여럿 달린 기어다니는 것도 있으며, 다리 여럿 달린 겁나게 빠른 것도 잇다.


가끔 방충망 닫는 것을 깜빡하면 내방에서 정모하는 다리 여럿 달린 형제들을 볼 수 있다.



어렸을적, 이 것을 조금만 빨리 알았더라면 문을 열어놓고 잠을 잤을 것이다.

그랬다면 탐구생활 숙제 걱정은 없었을 텐데..

엄마 한테 등짝을 찰지게 맞았겠지만.





어렸을 적 비오는 날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들을 보며 우리동네는 홍수걱정이 없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처럼 쏟아지는 큰 비가 지나가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 우리동네 풍경이 온다.


적당히 선선한 바람과 적당히 선선한 날씨 그리고 적당히  걷기 좋은 거리는 (내가)손꼽는 우리동네의 명물이다.


봄철과 마찬가지로 눈은 호강하지만 반대로 코는 호강하지 못한다. 다른 동네사람들도 이 것 때문에 가을엔 늘 바닥만 보고 다닌다고 하는데...우리동네는 좀 심하다.


언젠가 차를 이동하려고 시동을 걸다가었다가 충격감지가 20건이 있다는 블랙박스에 메시지에 깜짝놀라 확인해본 적이 있었다.


비처럼 천장으로 쏟아지는 은행은.. 잘만하면 음악에 맞춰 리듬도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동네는 아직 예스러운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어린 시절의 골목이 떠오르는 색바라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거리는 마치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 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아나로그한 거리를 디지털카메라로 찍고있자니 묘하게 아이러니 하다








우리 동네는 산동네다.

그렇다보니 조금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있다. 시야가 좋은 날이면 멀리 남한산성이 있는 송파까지도 보인다.


시야가 좋은 우리동네를 나는 너무 좋아한다.

사진기를 둘러매고 사시사철 돌아다닐 수 있는 우리동네를 너무 사랑한다.


조금만 덜 높았으면 더 사랑할 수 있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