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입이 짧아서 내가 다 먹었으면 좋겠다.

2019. 3. 20. 21:26::그냥::



머리를 비우기 위해 계획도 없이 느긋한 마음으로 온 여행이지만 버릇은 남 못주나 보다.


첫 날부터 내일 돌아갈 사람처럼 걷고 있다.
아무래도 무계획 여행은 내 체질이 아닌 것 같다.



























오사카에 도착하니 일본어가 갑자기 안나온다.
원래부터 못했으니까 까먹은 건 아니지만,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잘 못해도 막 들이대던 패기도 없어졌따.
첫 끼로 먹은 규동 가게에서 늘상 물어보던
"여기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가 뭐에요?"
하는 말이 입에서 맴돌아 웅얼거렸다.
자신 없는 마음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한 대사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이러면나가린데










무서운 개가 있다는 뜻일까? 개가 문에 잔뜩 붙어있다.





































체류 중 다시는 올 것 같지 않은 돗톤보리를 먼저 와 봤다.
변한 것 없이 그 때 봤던 그 모습이다.
대형 게 간판은 10년 전에도 있었고, 글리코상 앞에서 만세하는 사람들도 10년 전에 있었다.


















이상하게 일본에 온 것 같지가 않다.
세 시간 째 멍때리며 걷고 있지만 외국이란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대도시라 그런가.
여기있으면 향수병 걸일일은 없을 것 같다.


















어제는 한국의 궁을 다녀왔는데, 오늘은 일본의 성을 보고 있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나라 단청이 화려해서 나는 더 좋다.


















일본사람들은 반숙 계란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계란을 풀어 먹는 우동이 꽤 맛있었다.
체류하는 동안 아침으로 자주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쉬이 배도 꺼지지 않아 좋았다.


















혼자서 여행 할때 가장 아쉬운 것을 꼽으라면 먹을 것을 먹을때다
다양한 음식을 나눠 먹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이왕이면 입이 짧아서 내가 다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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